페인팅레이디 미술교육ㅣ몰입이 기쁨을 창조한다

2018-08-3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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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팅레이디 미술교육-몰입이 기쁨을 창조한다

교육의 주가 되는 영수학원을 제외하고 미술은 단연 아이들을 많이 끌어당길 수 있는 손쉬운 과목이다, 쉽고 재미있게  수업을 가르칠 수 있고, 쉽고 재미있기 때문에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이유로 쉽고 재미있는 많은 커리큘럼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내가 목격하는 많은 교육 현장의 한계는  재미있는 것 이상의 몰입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그러하듯이 참다운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몰입을 통해 자신 이상의 것을 만들어낼 때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 드로잉이든 채색법이든 - 재현될 때 아이들은 몰입도가 높아지고 그 몰입도를 통해 더 나은 것을 재현하게 된다. 그럴 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훌쩍 가버리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미술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초반 2~6개월 사이에 몰입도가 증가되고, 그 후 자신의 그림이 업그레이드되는 시점마다 단계적으로 몰입도는 더 증가되는데, 그럴 때는 경우에 따라 두세 달간 개인별로 뒤 시간에 연달아 수업을 계속 시킬 때가 있다. 그러면 총 4시간 이상의 수업을 하게 되는 셈인데  8세 9세의 아이들이 그 시간 동안 하나도 힘든 기색 없이 몰입도를 보인다. 힘이 들지 않냐고 물으면 힘들지 않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게임을 하는데 초반에 자꾸 죽어버리면 지속하기가 힘든 것처럼, 자신의 그림이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스스로 가지기에 긴 시간 동안의 몰입이 가능한 것이다.
몰입의 시기에는 선이 무척 섬세하고 견고해지며 구성에 자유로움이 깃든다. 이것이 내가 형태나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형태나 디테일은 본인의 몰입도에 따라 발전을 이루기 때문에 나는 단지 몰입도를 높여주기 위한 방법에만 집중한다.  본인의 몰입도에 따라 디테일도 발전을 이루기 때문에 형태는 때에 따라 설명해주고 가르쳐주면 금세 익히게 된다.

그렇다면 초반에 몰입도를 어떻게 높이는지에 대한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가 어떤 것을 그릴 때, 지난 시간과는 다른 형태를 그려볼 것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세상에 없는 나무, 세상에 없는 꽃, 자신이 의자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독특한 의자 등등을 그려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그렸을 때 교사의 눈에는 미흡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부분을 콕 집어 그것이 얼마나 멋있는지 감탄하고 칭찬을 하는 방법이다. 아이는 그럴 때 자신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어 더욱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게 되는데, 그 시도에 계속적인 칭찬과 놀라움의 표현을 지속하여 과감함과 함께 몰입의첫 단계로 이끈다.

어린 시절 너무나 자전거가 타고 싶었던 나는 거의 이년 동안 오빠들의 큰 자전거를 질질 끌고만 다녔다. 안장 위에 올랐다가 십 초도 안되어 내려오기를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했다.  어느 날 오빠가 말했다. "무릎을 박살 내겠다는 마음으로 페달을 세게 밟아그러면 바퀴가 빠르게 굴러가게 되고 핸들에 중심이 생겨 넘어지지 않아."
4학년이 된 어느 날 나는 그것을 과감하게 실행했다. 발바닥에 힘을 주고 바퀴를 한번 크게 휙 밟았던 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정말로 바퀴가 크게 굴렀고 그러자 핸들에 중심이 생겼고, 나는 그대로 이백 미터를 달려 시장통까지 다다랐다. 어스름 저녁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가슴이 기쁨으로 방망이질 치던 그 순간이 아직도 감동스러움으로 가슴에 새겨져 있다. 그날 나는 비를 맞으며 한 시간이 넘게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날부터 방과 후엔 매일 자전거를 타고 앞들까지 나갔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자꾸 넘어지고 실패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에 페달을 세게 밟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살나도 괜찮아!>라는 마음으로 페달을 세게 밟을 수 있도록, 틀리는 건 없고 틀려도 괜찮다는 의식을 처음부터 심어준다면 두려워하지 않고 페달을 세게 밟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칭찬과 격려로 페달을 힘차게 밟게 된 아이들의 바퀴는 이후 큰 지도 없이도 스스로 잘 굴러가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의 이치로 이곳의 아이들은 재미를 찾는 것 이상의 스스로 연구하는 태도를 보인다. 2학년 이상 학년이 높아질수록 태도의 변화가 빠르고 이미 집중력이 세팅된 팀에 들어오는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휠씬 더 빠르게 이 분위기에 흡수된다. 최근 신입으로 들어온 5학년 아이는 엄마에게 "이곳에 오면 영감이 잘 떠오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라고 한다. 그런 피드백은 자주 받는 편인데, 적재적소에 칭찬과 격려를 반복하는 것 외에 나는 별로 하는 것이 없다.
하지만 칭찬과 격려의 기술에는 그 아이의 전반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이 따라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정면에서가 아닌 보이지 않는 저 뒤편의 어느 곳을 건드려 주는 것이다. 그렇게 지속적인 터치 속에서 아이의 눈이 섬세해지는데, 그것은 뇌가 섬세해지고 있다는 뜻이가도 하다. 눈과 뇌가 섬세해지는  과정에서 형태와 디테일은 스스로 자연스러운 발전을 이룬다. 힘껏 밟은 자전거 페달로 핸들이 중심이 잡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몰입이 시작된다.  그리고 몰입은 기쁨을 창조한다. 내가 해야 하는 일, 하고 있는 일은 바로 그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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