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의 이야기예요.
10
김계희2024-11-26 17:06
페인팅레이디의 그 시절은 저에게도 삶에 어떤 결정체같은 부분이 있어요.^^
제 삶이 바뀌는 시점이었기도 했고, 어쩌면 가장 성의있는 시절이었어요.
올해는 그림을 그리는데 예전에 처음 그림 그릴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림이 다시 편안해졌고, 그래서 이번 그림이 저는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은 이곳이 좋아요^^
제 삶이 바뀌는 시점이었기도 했고, 어쩌면 가장 성의있는 시절이었어요.
올해는 그림을 그리는데 예전에 처음 그림 그릴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림이 다시 편안해졌고, 그래서 이번 그림이 저는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은 이곳이 좋아요^^
김계희2024-11-28 00:03
@김춘화
늘 말로만 책을 낸다고 헸었는데
(사실 말로는 했지만 그렇게 책을 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이제는 책을 내야겠다 생각을 올해 하게 되었어요.
편집은 예전부터 조금씩 하고 있었는데
내년에는 진짜 완료해서 출판사로 넘겨 보려는 계획을 하고 있어요^^
(사실 말로는 했지만 그렇게 책을 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이제는 책을 내야겠다 생각을 올해 하게 되었어요.
편집은 예전부터 조금씩 하고 있었는데
내년에는 진짜 완료해서 출판사로 넘겨 보려는 계획을 하고 있어요^^
김계희2024-11-29 08:37
가족이 소중한 것은 가족의 삶 안에 거의 모든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가족이면서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게. 그런데 이제 함께 할 시간이 없다는 게,
막막하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우리를 공부시켜서 밥벌이 하고 사는 게 보람이고 그래서 행복하시다고 해요.
지난주에 아버지께 다녀왔는데 다시 태어나도 엄마랑 살거래요. 그냥 엄마가 좋대요. ㅋ
우리 엄마는 그런데 아버지처럼 멋진 사람은 못봤다고 해요. ㅋ
그래서 참으로 골치가 아팠던 거죠. ㅡ_ㅡ
남자로서 아버지가 매력적이기는 한 거 맞는 것 같은데, 엄청 카리스마 있으면서 시시때로로 너무도 해맑고, 자상하면서 나쁜 남자 스타일인 거.
얼마전에 박대통령 영상이 떠서 보니, 수술을 해야 되는데 의사가 마취가 깨려면 하루가 걸린다고 하니
바쁜데 하루를 어떻게 맹탕 누워있냐며 마취 안하고 수술을 했다는데
난데 없이 아버지 생각이... ㅡ_ㅡ
환님의 독심술처럼 이제는 또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할까봐요.^^
가족이면서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게. 그런데 이제 함께 할 시간이 없다는 게,
막막하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우리를 공부시켜서 밥벌이 하고 사는 게 보람이고 그래서 행복하시다고 해요.
지난주에 아버지께 다녀왔는데 다시 태어나도 엄마랑 살거래요. 그냥 엄마가 좋대요. ㅋ
우리 엄마는 그런데 아버지처럼 멋진 사람은 못봤다고 해요. ㅋ
그래서 참으로 골치가 아팠던 거죠. ㅡ_ㅡ
남자로서 아버지가 매력적이기는 한 거 맞는 것 같은데, 엄청 카리스마 있으면서 시시때로로 너무도 해맑고, 자상하면서 나쁜 남자 스타일인 거.
얼마전에 박대통령 영상이 떠서 보니, 수술을 해야 되는데 의사가 마취가 깨려면 하루가 걸린다고 하니
바쁜데 하루를 어떻게 맹탕 누워있냐며 마취 안하고 수술을 했다는데
난데 없이 아버지 생각이... ㅡ_ㅡ
환님의 독심술처럼 이제는 또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할까봐요.^^
김계희2024-12-03 03:29
상민님, 달력 소식에 항상 이렇게 인사주셔서 감사드려요.
요즘은 다들 자신의 sns 계정도 가지고 있어 누군가의 글에 댓글을 단다는 게
쉽지 않은 일 같은데, 이렇게 매번 인사 남겨 주시니 늘 감사한 마음이예요.^^
언젠가는 우리도 아마 지나온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세계에 도착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이들의 삶에 아린 것들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들을 요즘 종종 경험하곤 해요.^^
지하철에서 글을 읽으셨다니 그 모습이 그려지면서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상민님도 저의 시간들을 따뜻하게 해주셔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행복한 마음이 계속 계속 자라
곁에 있는 이들에게도 행복감이 전해지는 그런 새해 되시길 바라요!^^*
요즘은 다들 자신의 sns 계정도 가지고 있어 누군가의 글에 댓글을 단다는 게
쉽지 않은 일 같은데, 이렇게 매번 인사 남겨 주시니 늘 감사한 마음이예요.^^
언젠가는 우리도 아마 지나온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세계에 도착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이들의 삶에 아린 것들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들을 요즘 종종 경험하곤 해요.^^
지하철에서 글을 읽으셨다니 그 모습이 그려지면서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상민님도 저의 시간들을 따뜻하게 해주셔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행복한 마음이 계속 계속 자라
곁에 있는 이들에게도 행복감이 전해지는 그런 새해 되시길 바라요!^^*
Zimerman - Beethoven, Piano Concerto No. 5 - II Adagio
아버지는 이제 95세가 되셨어요.
몸 관리를 잘하셔서 아직도 돋보기를 쓰지 않고 책을 읽으시고,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를 타고 탁구를 치셨어요.
일 년 전에 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대구로 오셨어요,
대구 은행을 설립할 때 등기 이사셨다며 그때 투자한 돈을 찾으러 왔다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은행에서 전화가 왔고, 오빠가 아버지를 데리러 갔었죠. 그때부터 아버지는 치매가 시작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몸이 급속도로 쇠약해지셨어요.
여전히 말을 잘 알아 듣고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지만, 어느 부분의 기억들은 과거에 머물러 계세요.
그 기억 속에서 아버지는 부자고, 요양 보호사가 도우미 아주머니라고 생각하고 계세요.
아버지는 평생 세무 잠바와 비둘기색 면바지, 발목까지 오는 하얀 레오파드 테니스화만 신으셨어요.
하얀 신발을 신어야 정신이 맑아지는 거라고, 사람은 바르게 입고 바르고 걸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고향에 다니러 갈 때면 인사 대신 내 셔츠에 세워진 깃을 슬며시 접어내려 놓지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저는 내렸던 깃을 다시 세워 올렸죠.
저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을 수가 없었어요. 반팔 티에 가죽 자켓을 입고 술에 취해 아무렇게나 걷는 걸 좋아했죠.
어릴적 TV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나올 때면 저는 박정희 대통령이 아빠인 줄 알았어요. 아흔이 되어서도 카리스마는 여전했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일 년만에 늙어 버리셨고,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어요.
탈곡기를 개조해 특허를 내고, 아버지의 탈곡기는 전국으로 팔렸고 동남아로 수출 되었어요.
그때가 이 십 대 초반이었는데, 다들 쌀 농사를 지을 때니 큰 성공을 하셨어요.
큰 사업을 많이 하셨는데, 아버지가 사업을 하던 이야기나 관공서 입찰을 할때 건달들이 협박한 이야기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 같았죠.
하지만 제가 열세 살 때 아버지가 보중을 선 사업체들이 부도가 나면서 과수원으로 이사를 했는데, 그 빚을 아버지는 50년 동안 갚아야 했어요.
아버지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고, 저는 엄마를 아버지에게서 떼어 놓고 싶었지만 그건 번번이 실패했어요.
엄마는 아버지를 사랑했고, 아버지는 자신 외에 누군가를 사랑하기 어려웠고, 그게 우리의 가장 문제였어요.
아버지는 한 달 전 요양소로 가셨고, 요양소에 가시기 전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왔어요.
이번 달력은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예요. 사랑하고 싶었지만 우리가 가족이라서 사랑하지 못했던, 그래서 눈물이 서린 저의 이야기예요.
달력 판매는 다음주 월,화 중에 시작될텐데 스케줄이 나오면 다시 글 올릴께요.
어제는 글을 쓰다가 잠이 들었어요. 잠이 들면 무언가 아름다운 것들이 저를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저는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고통이 준 삶의 아름다운 감미로움에 닿아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와 가족들,이곳에서 만난 이름들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는 동안 행복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