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

김춘화
2024-05-11
조회수 109


주말 늦으막하게 아점을 차리며 

아이에게 계란말이를 해주었다.

콩나물김치국에 밥을 말아 먹으며, 

계란말이를 하나씩 먹다가 양이 많은 지 먹어달랜다.

한끼 차렸을 때 그 상에서 다 먹지 않으면 

남아 뒹굴뒹굴 되니 왠만하면 적게 하고 

어지간하면 다 먹는다.


" 그래, 엄마가 먹을께."

3개 남아 있었고 2개는 양쪽 끄트머리에 있는 거, 

하나는 가운에 예쁘게 생긴 계란말이였다.

아이가 끄트머리 것을 잡기에, 

제가 가운데 것을 밀어주며 걸 먹으라 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울컥하며 눈물이 났다.


그 시절 엄마는 학교 다니는 아이 셋에게 먹이기 위해 

계란말이를 100번도 넘게 하셨을 거다.

할 때마다 우리는 끄트머리건 뭐건 상관없이 

정말 맛있게 먹었고 질리지 않았다. 

그 끄트머리는 주로 내가 잘 먹었는데 

그때 마다 왜 그걸 먹냐며

빼앗다시피 해서 엄마기 드셨다. 

나는 엄마의 행동을 기분나빠하며 빈정이 상하곤 했다.

엄마는 자식은 크고 좋고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것을 

먹이고 싶었던 건데... 

걸 몰랐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나를 보고 그런다.

-" 뭐가 그렇게 슬퍼?"

" 응, 울산 할머니 생각이 나서 그래... 

엄마 자랄 때 울산 할머니가 계란말이 잘해주셨거든. 

지금처럼 끄트머리는 엄마한테 못먹게 하고... 

엄마는 잘 몰랐어. 

못먹게 해서 승질냈는데 

나중에 보니 엄마를 위하는 거 였어.

엄마가 너무 늦게 알았어."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엄마."

" 자식은 언제나 좀 늦어. 엄마는 그랬어..."


내가 하는 말뜻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뒤로 하고

아이는 학교 체육활동에 갔다.

지난 주에 보고 온 엄마가 간절히 보고 싶다.

엷게 빙그레 웃어주시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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