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김춘화
2021-12-14
조회수 287


페인팅레이디의 시詩방에는 몇 천 개의 시들이 있어 언제나 골라 읽기에 참 좋았습니다.

과거에.

어느 날 사고로 그 시들이 다 사라지고 복구된 시는 몇 백 여 편 ...

손님맞이 코너에서 사라진  내가 쓴 글보다 시가 다 없어져서 너무 허전했지요.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써 놓은 정감 어린 그 시들을 다 어디서 찾나… 찾을 수는 있을까?

스스로, 새털같은 마음으로, 내가 채워보기로 계획했습니다.

우선 PC로 볼 때 2021년도 안에 순번 1000번까지.


시를 읽고 적당한 것들을 고르고 또 고르고

시간이 흐르면서 업무보다 더 중요한 하루 일과가 되었습니다.

익숙한 업무용 노트북을 매일 집에 가져와서

남들이 잠자고 있을 꼭두새벽에 시를 고르는 일. 설레었어요.

어느 시점 부터는 1000번을 채울 때까지 멈출 수도 없고 시 찾기도 힘들고 ㅠㅠ

왜 했나,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괜히 나랑 약속해서 …

후회가 밀려왔는데 하기로 한 거니까

가는 데 까지 가기로 …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시를 골랐는데

나중에는 시가 나를 골랐습니다.

시인의 시어들이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뭉클하게도, 웃음짓게도, 했지요.

하루에 여러 편을 올려야 올 해 안에 1000개를 채울 수 있었는데

어느 시점 부터는 하루에 한 편씩만 올려도 1000개를 넘을 시점이 됐습니다.

조금 편해졌어요, 몸도 마음도 시도.


새로운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1만개의 시를 채워볼까?

음... 내가 못하면 나의 아이가 하고, 

나의 아이가 안하겠다 하면 뭐 건 그 때 알아서...


다음 편은 올린 시가 삼천 개가 되었을 때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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