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장삼룡

김춘화
2021-08-04
조회수 273


5월 이었습니다.

학교는 축제 준비로 분주했고 우리들의 일상은 1학년 때와 다름 없는 그냥 5월이었습니다.

장마 같은 봄비가 줄기차게 오고 있었고,

수업은 지루하고 뭔가 공강 거리가 없나, 휴강 거리가 없나 찾으며 듣고 있었는데

자체 휴강으로 며칠 째 보이지 않던 장삼룡이 강의실에 들어왔습니다.


머리부터 트랜치코트 흠뻑 젖어 우산도 없이 왔지요.

자뻑 대마왕에 스스로 패셔니스타이고, 평소에도 오만 짜증에 지 옷 버린다며 뭐든 호들갑스레 유난떠는 녀석인데 저꼴로 수업에 오다니…

우리는 쟤 뭐 있다, 분명 뭐 있다, 저래 다닐 애가 아닌데 쑤근거렸습니다.

수업은 이미 물 건너가고 우리는 장삼룡의 최근 동향에 관심을 가졌어요.

넘들 연애사에 정통한 친구에 따르면,

장삼룡은 백옥같이 하얗고 새침한 선배 언니를 좋아했는데 그 언니가 연하라는 부담과 장삼룡의 장난스런 행동들에 실망하여 찼다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장삼룡은 원래가 말장난을 좋아하고 티키타카를 즐기는 아이였는데, 언니는 매사 진지하지 않음에 실망을 한 듯 했어요.

겉으로 그렇기는 해도 조금 지나면 그 허세가 주는 매력이 있는데 언니는  걸 알기도 전에 헤어짐을 먼저 선택했나 봅니다.


연애한다고 좋다고 신나서 어쩔 줄 몰라했던 그 녀석의 환한 얼굴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세상 슬픔 다가진 모습으로 찾아오니 마음이 아팠어요.

연애경험 전무하여 감정을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느낌으로 상상으로 충분히 슬플 것을 짐작하기에 돌이킬 수 없으니 잘 지나가기를 했습니다.

한 오지라퍼이나 넘의 연애사는 절대 끼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져서 간간이 툭툭 건드려 농담을 걸기는 해도 묻지 않았지요.

괜히 옆에서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구창모의 노래를 불러주면서 말입니다.


학년은 다르지만 학교에 있으면 만날 수 밖에 없으니,이를 견디기 힘들었는지

장삼룡은 퇴학당하지 않을 만큼의 학점만 만들어놓고 군대를 간다며 육방을 떠났습니다.


불쑥 그때의 장삼룡이 참 보고습니다.


피에쑤 : 장삼룡은 페인팅레이디를 절대 모릅니다, 몰라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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