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칼레도니아의 꿈'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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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희2020-12-10 07:15
'뉴칼레도니아의 꿈'에 대한 에필로그를 읽고 있는것 같아서 몇번을 읽었습니다.
길지 않은 글인데 아주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듯해서 잠시 이런저런 감정에 사로잡혔습니다.
가족들이 다 함께 달력을 풀어 딸아이가 그럴 읽고 또 온가족이 앉아 그것을 듣는 광경을 상상해 봐요.
글을 읽는동안 그 풍경 속에 제가 함게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두해전 보내주신 사진이 떠올라요.
제 그림이 걸려 있는 벽 뒤 작은 식탁에서 맛있는 밥냄새가 피어오르고
남자와 여자-아버지와 어머니, 또 작은 남자와 여자-딸과 아들이 함께 있는 모습에 새삼스레 뭉클해집니다.
단란한 가족 - 이 단어를 평생 몇번 써본적 없는 것 같은데 오늘 쓰게 되네요.
감동적인 풍경이며,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혜인이가 어떻게 그림 설명을 했을까도 궁금하고
현서가 어느 대목에서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는지도 궁금하고,
어머니의 소식에 탄식을 하였습니다.
눈물없는 평온한 나라에서 부디 평온하시길 기도 드려요.
병범님의 글을 읽으니 왠지 제가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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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세요-황도제
하늘도 땅이 갈라지듯 열리는 거라고
애처로이 홀로 진통을 겪는 사랑을
아들의 무릎이 큰 줄 아셨을 거예요
젖빛 어머니 살 찢어 만든 노란 부리새
장성하여 은빛 무리를 이끌고
대륙을 횡단합니다
11월의 어머니는
가지 끝에 한줌 머리를 묶었습니다.
노랫소리도 끊기고
빈 하늘이 눈물과 바람으로 차오릅니다
어쩝니까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도
숲을 둘러친 어머니의 치마는 벗겨져
차마 말할 수 없는 여윈 살
지금까지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었나요
반분한 살
먹감에서 짜낸 피 돌고 있으니
다복 솔 밟으며 치마를 끌고 가셔도 되요
진한 꽃내음 풍기는 허공으로
전송해 드릴께요.
집 밖 어딘들 가보았습니까
어머니
여행을 떠나세요
길지 않은 글인데 아주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듯해서 잠시 이런저런 감정에 사로잡혔습니다.
가족들이 다 함께 달력을 풀어 딸아이가 그럴 읽고 또 온가족이 앉아 그것을 듣는 광경을 상상해 봐요.
글을 읽는동안 그 풍경 속에 제가 함게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두해전 보내주신 사진이 떠올라요.
제 그림이 걸려 있는 벽 뒤 작은 식탁에서 맛있는 밥냄새가 피어오르고
남자와 여자-아버지와 어머니, 또 작은 남자와 여자-딸과 아들이 함께 있는 모습에 새삼스레 뭉클해집니다.
단란한 가족 - 이 단어를 평생 몇번 써본적 없는 것 같은데 오늘 쓰게 되네요.
감동적인 풍경이며,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혜인이가 어떻게 그림 설명을 했을까도 궁금하고
현서가 어느 대목에서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는지도 궁금하고,
어머니의 소식에 탄식을 하였습니다.
눈물없는 평온한 나라에서 부디 평온하시길 기도 드려요.
병범님의 글을 읽으니 왠지 제가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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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세요-황도제
하늘도 땅이 갈라지듯 열리는 거라고
애처로이 홀로 진통을 겪는 사랑을
아들의 무릎이 큰 줄 아셨을 거예요
젖빛 어머니 살 찢어 만든 노란 부리새
장성하여 은빛 무리를 이끌고
대륙을 횡단합니다
11월의 어머니는
가지 끝에 한줌 머리를 묶었습니다.
노랫소리도 끊기고
빈 하늘이 눈물과 바람으로 차오릅니다
어쩝니까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도
숲을 둘러친 어머니의 치마는 벗겨져
차마 말할 수 없는 여윈 살
지금까지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었나요
반분한 살
먹감에서 짜낸 피 돌고 있으니
다복 솔 밟으며 치마를 끌고 가셔도 되요
진한 꽃내음 풍기는 허공으로
전송해 드릴께요.
집 밖 어딘들 가보았습니까
어머니
여행을 떠나세요
택배를 받자마자 당장 뜯어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뒤 풀었습니다.
해인이가 글을 읽어 주었고, 그림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현서는 누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아내와 저는 가끔 탄식처럼 감탄사를 뱉었습니다.
학교에서 사회로 나가는 즈음인 해인이는
실패를 거듭하는 자기의 친구들을 떠올리며 공감하고
나이 쉰을 막 넘긴 아내와 저는
실패는 결코 실패가 아님을 알기에 새로운 해안에 가슴 설레고
아직 꿈이 더 많은 현서는 넓은 교정을 기대합니다.
더 보내주셨는데 달력이 순식간에 분배되었습니다.
다만 하나는 2021년 내내 우리집 식탁에서 함께할 것입니다.
집안 어른들의 생신과 올해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의 기일이
벗들과의 약속이 달력에 볼펜으로 표시될 것입니다.
아침마다 달력에서 부는 시원한 바닷바람 소리를 들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