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day i'll build a boat

페인팅레이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ㅣsomeday i'll build a boat


오늘 아침에도 허겁지겁 정류장으로 뛰어가지만,
어쨌거나 난 또 버스를 놓치고 말았지.


휴...난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인지.
지난날의 꿈은 점점 멀게만 느껴지고...



“예, 사장님. 옳으신 말씀입니다. 당장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주말 편안히 쉬세요.”
신문지처럼 몸을 접고 출근버스에 오르면 희망은 휴지조각처럼 쪼그라들지.



세상의 모럴, 그리고 나의 모럴....
여전히 치밀어 오르는 삶의 종착역에 대한 답답한 의문.


하지만 나에겐 아무도 몰래 꺼내보는 비밀 같은 꿈이 하나 있지.
파도를 등질 수 있는 크고 흰 돛이 달린 아주 튼튼하고 큰 배를 만드는 꿈.



“그래, 여보 아이는 내가 볼게. 선반은 오늘 안에 꼭 고쳐 놓을게.”
아...나는 볕 좋은 오후의 창가, 시원한 한 잔의 맥주가 그리운데.
하지만, 아이가 깨고 나면 나의 꿈도 사라지고 말지.



하지만, 나는 언젠가 큰 배를 만들고 말거야.
친구도 서넛 태울 수 있는 아주 큰 배를 말이지.
그리고 신분증과 신용카드, 어제의 서류들 모두 한구석에 채워 놓고
그 배를 타고 떠나는 거지.


사람들은 나의 꿈에 대해 우스꽝스런 표정을 짓곤 하지만
내가 비록 메가폰을 잡고 혁명을 외칠 수 없다고 해서
나의 꿈이 한 구절 원고지에도 쓰여지지 못할 만큼 보잘것없는 것은 아닐 테지.



언젠가 나는 이렇게 말할 때가 있겠지.
“사장님, 그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저는 그 일을 그렇게 처리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접었던 어깨를 활처럼 펼치고 회사 문을 박차고 나오는 거야.


쓰다만 편지, 읽다만 추리 소설, 접어버린 몇 개의 꿈을 꺼내 싣고,
한줄기 희망이 즐거운 땀방울로 흐를 때까지...



제비 같은 바람이 돛을 때리고, 아이들 노랫소리는 파도처럼 힘차고...
아...!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가슴 설레는 일이야.



나의 꿈은 언젠가 큰 배를 타고 떠나는 거야.
아침 6시30분의 출근 버스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니었다고 선언하고
해적 같은 깃발을 펄럭이며 따나는 거야...



학창시절부터 오빠가 늘 흥얼거리던 노래, 그래서 나에게도 하나의 상징처럼 가슴에 남아 있는 이야기,
현대인의 애환과 꿈을 다룬 John Mark 의 노래 someday i'll build a boat 를 개사하여 작업하였습니다.


▷ 그림동화는 2000~2002년도 작업으로 <연애하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2004년 휴먼앤북스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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