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달름한 바지

페인팅레이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ㅣ그대의 달름한 바지


계단을 오르는 당신의 달름한 바지를 보았지요.
그 바지는, 하루사이 키가 자란
시골소년의 다리에 걸쳐진 듯 그렇게 달름하였지요.
난 그렇게 촌스런 바지를 입고 있는 사람이랑 걸은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 순간 내 마음에 환하게 피어나는 웃음은,
당신의 달름한 그 바지가 너무나 착해 보였기 때문이예요.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답니다.
당신의 착함이 내게 다른 것은 보이지 않게 했다는 것을,
그처럼 귀중한 것을 당신이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당신의 가지런한 손톱이 아니여도, 당신의 얌전한 속눈썹이 아니여도,
당신의 착함은 당신의 달름한 바지위에서도
그렇게 배어나고 있었던 거예요.



사랑이란  그 사람의 첫마디로
우리들의 詩적 기억속에 자신을 아로새기는 순간싹트게 되는 것이라고..
하여 우리는 누군가에게 100퍼센트 사람이 되기 위하여
지금보다 더 잘 생길 필요도, 영리해 질 필요도,부유해질 필요도 없다고..
그래요. 아마 그 순간, 나는 어제보다 당신을
더 사랑할수 있게 되었던 거예요.




당신의 또 무엇이 나를  당신에게로 이끌건가요...
당신의 착함보다 더 큰,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놀라운 것들을 당신은 또 가지고 있을건가요...
고맙습니다. 당신과 함께 걸은 오늘 하루에..




 One Fine Spring Day   

 


▷ 그림동화는 2000~2002년도 작업으로 <연애하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2004년 휴먼앤북스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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