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사십 년 - 신용길

김춘화
2022-08-06
조회수 310


시골 국민학교 교사에서 출발

중등자격 검정 거쳐 고등학교 이십여 년

동안 키워낸 제자 적지 않아

장성급에 모모씨 국가 기관장에 모모씨

국내 유수 재벌 이사급에 누구누구

언론사에 누구누구 틈만 나면 자랑이지만

정작 자신은 흰머리 육십이 세

정년을 삼 년 앞두고도

아침 보충수업, 저녁 보충수업 꼬박꼬박 .....

한때는 과외지도에 월급보다 다섯 배 많은

수입도 올렸다지만

술 자랑 힘 자랑으로 늙어서는 몸마저 잃어

약값으로 수백만 원

딸 둘 치우는 데 한밑천씩

지금은 꼬부랑 할마시와 대학 다니는 아들 하나

함께 산단다

세상에 욕심 없다고 그 나이에

교감도 교장도 못하지만 미련마저 없을라고

가늘고 길게만 살아온 인생

아들녀석 시위 참가에 상심도 하고

딴은 좋은 세상 바라보며 평교사 사십 년

오늘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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