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 남진우

김춘화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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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 저편으로 철로를 뻗어 있었다

이제 더 이상 그 어떤 기차도 다니지 않는

녹슨 철로가엔 무성히 잡풀만 자라고

새들이 내려와 잠시 졸다 가기도 했다


그 철로를 볼 때마다 한없이 걷고 싶어졌다

무작정 철로를 따라 언덕을 넘고

숲을 지나 아득히 바다를 향해 난 벼랑으로 가고 싶었다

때로 구두를 벗어 손에 든 채 걷고 싶었다


두 줄기 검고 단단한 몸체를 이끌고

들길 저편 지평선을 향해 가물가물 가고 있는 철길

희미한 추억의 기적소리가 나를

깊은 잠속으로 가라앉히는 밤


폐선로 위를 달리는 기차를 만났다

녹슨 철로 위를 달리는 녹슨 기차에 매달려

나는 울며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기차가 지나간 자리마다 철로는 끊겨

차례차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바람 부는 들길 한가운데

내 울음 소리만 아스라히 메아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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