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 정현종

김춘화
2025-01-06
조회수 24


나는 가끔 농담을 한다

내가 그럴듯한 말을 한 게 있는데

소크라테스 때문에 빛을 못 본다고.

이런 말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알면

인생이 진행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인생이 진행이 되는 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것이다)


한껏 자기를 아는 경지까지 간 사람을 우리는

성자라고 부른다.

최악의 지경이 저 모든 광신狂信이다.

지구상에서

인류 사회에서

여기저기서

광신이라는 몽매가 어떤

(말로 다 할 수 없는)

비참과 불행을 만들어내는지

우리는 매일같이 보고 듣는다.


우리의 인생은 늘

한숨과 한심 사이에서 진행된다.

지구 규모에서도 그렇고

이 구석의 규모에서도 그렇다.

집단의 규모에서도 그렇고

개인의 규모에서도 그렇다. 


우리는 실은

스스로에 대해서 다소간 광신도이기 쉽다.

(그걸 이기주의라고도 하고

자기도취라고도 한다)

쥐꼬리로 사물을 재려 하고

뭘 알기도 전에 재판관이고자 한다.

스스로 채운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류로 낙인을 찍으며

자기가 무지의 빛인 양

평생 길잡이로 삼는다.


(이렇게 한번 적어보는 것도

스스로 공부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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