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집 - 성미정

김춘화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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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헨젤 같고 당신은 그레텔 같고

그러니 어느 날 부모는 우릴 깊은

숲에 버릴 게야 아니지 어느 날 우리는

부모가 되어버렸지 그리고 어두컴컴한

숲길을 손을 잡고 더듬더듬 걸어갔지

처음에는 몰래 뿌린 하얀 돌 때문에

부모의 집에 돌아갈 수 있었지 두 번째는

먹다 남은 빵 부스러기를 뿌렸고 익히 알고

있듯이 새들이 다 먹어치웠지 우린 더 이상

부모의 집에 되돌아갈 수 없으니 숲 속

어딘가에 있다는 과자집을 찾아 걷고 또

걸어야겠지 나의 등에는 눈이 별처럼

빛나는 아이가 있으니 이 밤길이 어둡지만은

않겠지 나는 헨젤 같고 당신은 그레텔

같고 등에 업힌 재경이는 등불 같고

이렇게 걷다 보면 누군가 늙은

마녀가 되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우리들의 과자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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