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가 피어 살고 싶다고 - 정현우

김춘화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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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든 억새를 쥐고 당신에게 가는 길

눈구름에 입술을 그리면 어떤 슬픔이 내려앉을까

눈사람을 만들 때 당신의 눈빛이 무슨 색으로 변할까

은색의 숲이 심장이 뛰기 시작해

몸속에 목화들이 우거져

당신에게 가는 문병은 어디로 휘어질까

마른 목화솜을 쓸어 모으면

마음엔 서리지 않는 유리 입김,

단 한번 몸과 기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살려주세요 빌 수밖에 없는

사람의 몸과 캐럴의 종이 울던 밤

솜 같은 당신을 안아보았지


한 사람을 지우기 전에 이 슬픔이 끝나기 전에

한 문장만 읽히고 있었어 사는 거 별거 있었냐 그냥,

목화가 피어 울고 싶다고 살고 싶다고

그래, 엄마,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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