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딱 잘라서 말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진다
일 없는 늦은 저녁
설렁탕 한 그릇 함께 먹을 사람조차
마땅치 않을 때
사는 건 자주 서늘하다
나이 들어 하는 사랑은
자꾸만 천한 일이 되고
암 수술하고 누워 있는 동창에게서
몇 장 남지 않은 잡지의
후기가 읽힐 때
생은 포자만큼이나 가볍다
수십 년 전 방공호 속에서
초현실주의 시를 읽었던 선배들은
이렇게 가볍지는 않았을까
바흐를 들으며
페노바르비탈을 먹었다는 그들은
지리멸렬한 한 세기를 사랑했을까
나는 아직도 생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상처에 대해서 알 뿐
안부를 물어줄 그 무엇도 만들어 놓지 못했다
대폭발이 있었다던 오래전 그날 이후
적의로 가득 찬 광장에서
생이여, 넌 어떻게 견뎌왔는지
기찻길에서 풀풀 날리던 사랑들은
얼마나 많이 환생하고 있는지
생각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
생이여!
무엇이든 딱 잘라서 말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진다
일 없는 늦은 저녁
설렁탕 한 그릇 함께 먹을 사람조차
마땅치 않을 때
사는 건 자주 서늘하다
나이 들어 하는 사랑은
자꾸만 천한 일이 되고
암 수술하고 누워 있는 동창에게서
몇 장 남지 않은 잡지의
후기가 읽힐 때
생은 포자만큼이나 가볍다
수십 년 전 방공호 속에서
초현실주의 시를 읽었던 선배들은
이렇게 가볍지는 않았을까
바흐를 들으며
페노바르비탈을 먹었다는 그들은
지리멸렬한 한 세기를 사랑했을까
나는 아직도 생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상처에 대해서 알 뿐
안부를 물어줄 그 무엇도 만들어 놓지 못했다
대폭발이 있었다던 오래전 그날 이후
적의로 가득 찬 광장에서
생이여, 넌 어떻게 견뎌왔는지
기찻길에서 풀풀 날리던 사랑들은
얼마나 많이 환생하고 있는지
생각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
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