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처럼 - 이산하

김춘화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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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뾰족하게 깍으면

날카로운 창이 되고

끝을 살짝 구부리면

밭을 매는 호미가 되고

몸통에 구멍을 뚫으면

아름다운 피리가 되고

바람 불어 흔들리면

안을 비워 더욱 단단해지고

그리하여

60년 만에 처음으로

단 한 번 꽃을 피운 다음

숨을 딱 끊어버리는

그런 대나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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