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 김경미

김춘화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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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먼저 와 있었다

가볍게 떨어지던 속내 찬 솔잎 무덤 사이로

몸단장한 망초 꽃도 마중 나왔구나

허리를 낮춰라 여기는 비무장지대


예서 살고 싶어 살고 싶어서

자꾸만 몸 낮추는 물푸레나무 가지 꺾어 흔들면

찰랑찰랑 하늘이 가득 담기던

이들의 숨소리 들어보아


여기가 좋아 이 빛으로 오랫동안 등걸을 매던

물소리에도 푸른 빛 가득하다

그림자 하나에도 가슴 설레던 그 길

그저 바라본 것뿐인데 우표 없이도 찾아오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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