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기대다 - 천양희
나무에 기대어 쉴 때 나를 굽어보며
나무는 한 뼘의 그늘을 주었다
그늘에다 나무처럼
곧은 맹세를 적은 적 있다
누구나 헛되이 보낸 오늘이 없지 않겠으나
돌아보면 큰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 것
작은 것이 아름답다던 슈마허도
세계를 흐느끼다 갔을 것이다
오늘의 내 궁리는
나무를 통해 어떻게 산을 이해할까, 이다
나에게는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어
흐리면 속썩은풀을 씹고
골짜기마다 메아리를 옮긴다
내 마음은 벼랑인데
푸른 것은 오직 저 생명의 나무뿐
서로 겹쳐 있고 서로 스며 있구나
아무래도 나는
산길을 통해 그늘을 써야겠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들이 떠들썩하기 전에
나무들 속이 어두워지기 전에
나무에 기대어 쉴 때 나를 굽어보며
나무는 한 뼘의 그늘을 주었다
그늘에다 나무처럼
곧은 맹세를 적은 적 있다
누구나 헛되이 보낸 오늘이 없지 않겠으나
돌아보면 큰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 것
작은 것이 아름답다던 슈마허도
세계를 흐느끼다 갔을 것이다
오늘의 내 궁리는
나무를 통해 어떻게 산을 이해할까, 이다
나에게는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어
흐리면 속썩은풀을 씹고
골짜기마다 메아리를 옮긴다
내 마음은 벼랑인데
푸른 것은 오직 저 생명의 나무뿐
서로 겹쳐 있고 서로 스며 있구나
아무래도 나는
산길을 통해 그늘을 써야겠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들이 떠들썩하기 전에
나무들 속이 어두워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