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 - 길상호

김춘화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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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한 바구니를 사는데

몇 알 더 얹어주며 덤이라 했다


모두 멍들고 긁힌 것들이었다


이 중 몇 개는 냉장고 안에서 썩고 말겠구나 생각하는

조금은 비관적인 파장 시간이었다


덤은 무덤의 줄임말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아니지 덤으로 썩고 있는 것


상처를 모르는 철없는 싹처럼

노을 뒤에 샛별 하나 겨우 돋았다


덤으로 받아든 감자 몇 알이

늘어난 숙제처럼 무겁기만 한 길,


한 번도 불을 켜고 기다린 적 없는 집은

검은 비닐봉지처럼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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