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 정여민

김춘화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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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보다 바람이 먼저 아침을 깨운 날

새들의 아침 식사가 지붕 위에 주렁주렁 열렸다


빨간 양철 지붕과 맞닿은 오래된 감나무는

비와 바람의 아픔에도 계절을 이겨 내고

나뭇가지가 늘어지도록 열매를 지켜 냄은

세상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싱그러운 여름날

하얀 감꽃은 별들을 수줍게 웃게 했고

가을을 읽던 감나무 잎들은

달빛까지 물들이도록 아름다웠다


겨울새들의 허기를 채워 준 감나무가

오늘따라 더 앙상하게

파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새순이 돋아나는 봄이,

너를 잊지 않고 기억해 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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