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꽃-박정대

김계희
2020-02-13
조회수 231



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
추억의 꽃씨처럼 누워
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
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
푸른 눈을 반짝이며 밤의 기둥을 깎아
저 먼 은하수로 통하는 동굴을
파고 있는 생쥐들을 보고 있노라면
신기해요, 저 튼튼하고 긴 앞니의 자유
열 손가락 꼽아본들 나에겐 그런 신기한
재주도 없어
그저 풀썩거리며 먼지만 내다 만 하루
노을을 접어 뒤춤에 구겨넣지요
문을 열고 나가 사랑을 하고
돌아와 문을 닫고 그리워하는 건
흔하디흔한 습관성 발작
달빛 한 줄기 없는 다락방에서
추억의 꽃씨처럼 누워
어린 시절의 달맞이꽃으로 피어난들
누가 눈치채기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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