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 관하여 - 김경숙
끝은 공평해서
누구와 누구를 편애하지 않는다
중력을 섬기는 것들
죄다 저의 끝을 갖고 있다
그런 끝이 없다면
보든 횡보든 어디서 쉴 것인가
너무 긴 여정을 일 년이나 한 달로
그것도 길다 싶으면 보통이나 일주일로
그리고 하루라는 지점을 만들어 놓고
그 끝에 들어 마침표를 꺼내 닦는 것이다
여름, 매일 저의 끝을 갱신하는
매미소리와 호박넝쿨들은 저의 끝을
품속에 자주 숨겨놓기도 하지만
휑한 가을에 다다르면
반드시 들어내고야 만다
끝, 그 말을 잘 섬겨야 하는 것이다
누구든 무엇이든 자신과 끝까지
동행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 끝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끝은 공평해서
누구와 누구를 편애하지 않는다
중력을 섬기는 것들
죄다 저의 끝을 갖고 있다
그런 끝이 없다면
보든 횡보든 어디서 쉴 것인가
너무 긴 여정을 일 년이나 한 달로
그것도 길다 싶으면 보통이나 일주일로
그리고 하루라는 지점을 만들어 놓고
그 끝에 들어 마침표를 꺼내 닦는 것이다
여름, 매일 저의 끝을 갱신하는
매미소리와 호박넝쿨들은 저의 끝을
품속에 자주 숨겨놓기도 하지만
휑한 가을에 다다르면
반드시 들어내고야 만다
끝, 그 말을 잘 섬겨야 하는 것이다
누구든 무엇이든 자신과 끝까지
동행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 끝들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