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해운대 - 박라연

김춘화
2020-08-02
조회수 595

바다는

좌우지간 외로워야 깨끗하다고 아름다운 물색이라고

말하기가 좀 그러합니다


마흔해 만에 찾아간 해운대는

모래 위에서 거리에서 신호등 앞에서 꽃이거나

물결이 되어

일제히 멈추거나 흐릅니다


근심들을 어디다 두고 나왔을까 나도 덩달아

꽃이 물결이 되어봐?


수평선에게

모래에게 바람에게 고통을 잠시 맡기는 사이

부탁하는 사이를

다 늙어서야 배우다니?


무엇에라도 홀려야 살 것 같은

이 오월에

달맞이 호텔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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