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 정양

김춘화
20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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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까맣게 탄 얼굴이 낯익다

날더러 몰하보겠다고 하는 이들도

정작 나를 몰라보지는 않는다

더 탈 데도 없는 내 얼굴을 이제는

오뉴월 땡볕도 낯설어하지 않는다

이렇게 농사꾼이 되는 거라고 짐짓

김칫국도 마셔가면서 틈 날 때마다

산밭에 와서 땀을 흘린다

땀 닦기가 땀보다 귀찮아서

흐르는대로 놔둘 데가 많다

땀 많이 흐를수록 몸이 한결 가볍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세상에

그렇게 개운해도 되는 거냐며

풀들이 한사코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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