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 오세영

김춘화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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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린다는 것은

오래오래 저장해둔다는 것,

심지어는 죽은 육신조차 미래의

부활을 위해서

냉동 보관해둔다고 하지 않던가.

슬픔도 그저 잊어서는 안 된다.

같은 병균으로 항원(抗原)을 만들듯

슬픔이 슬픔의 항생제(抗生劑)가 되기 위해서는

그 또한 적당히 절여두어야 하는 것,

그래야 슬픔도

언제인가는 기쁨이 되지 않겠는가?


부패 방지를 위해,

즐거운 만찬을 위해

나는 오늘도 요리를 하면서

음식에 적당량의 소금을 친다.

슬픔이 얼어붙은 그 하얀 결정체

짜디짠 눈물의 눈가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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