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렇게 왔지 - 이승훈

김춘화
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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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너는 

따뜻한 손으로 왔지 

진눈깨비 치는 세상

말없이 녹이며 왔지


다음 너는

불타는 눈으로 왔지

안에서만 활활 불타는

고운 눈으로 왔지


다음 너는

떨리는 두 팔로

떨리는 두 팔로

조용히 다가와

추운 남자 껴안았지


그때 푸른 심연이 생기고

푸른 시간이 펼쳐지고

아아 부드러운 충동으로

정신 없는 마약으로

사라지고 싶던 마음

거기 있었지


오늘도 너는

작은 노트 하나 들고

오버를 입고

겨울 저녁

문득 나타나

이 추운 지상에

<사랑해야 한다>고

글을 쓰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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