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날 - 천양희
지루한 날이면
물끄러미 가로수를 바라본다
구름이 느릿느릿
나무 위로 지나가고
햇빛이 느릿느릿
나무 밑을 지나간다
가로수는 어쩌면 누워 있던 땅이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어느날 벌떡, 일어선 게 아닐까
저렇게 평생 서 있다니
물끄러미 땅을 내려다본다
달팽이가 느릿느릿
풀밭을 지나가고
발자국이 느릿느릿
땅을 밟고 지나간다
땅은 어쩌면
서 있던 나무들이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어느날 털썩, 주저앉은 게 아닐까
저렇게 평생 주저앉아 있다니
지루한 날이면
물끄러미 가로수를 바라본다
구름이 느릿느릿
나무 위로 지나가고
햇빛이 느릿느릿
나무 밑을 지나간다
가로수는 어쩌면 누워 있던 땅이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어느날 벌떡, 일어선 게 아닐까
저렇게 평생 서 있다니
지루한 날이면
물끄러미 땅을 내려다본다
달팽이가 느릿느릿
풀밭을 지나가고
발자국이 느릿느릿
땅을 밟고 지나간다
땅은 어쩌면
서 있던 나무들이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어느날 털썩, 주저앉은 게 아닐까
저렇게 평생 주저앉아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