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숲
조병준
검은 숲
나, 그곳에서 길 잃은 적 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산책길에 나섰다가
숲이 끝난 언덕에서
늦은 여름해에게 오래 작별 인사 하다가
푸른 구름이 붉은 지평선 잠재우는 모습 보다가
내 모든 지나간 시간들 까맣게 지워지고
어쩌면 더 이상 거쳐갈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무서워져서
어두운 숲길 빨리 걸어내려 오다가
길 잃었다
뿌리들은 뱀으로 기어가고
가지들은 길짐승으로 달려가고
잎들은 새가 되어 날아갈 때
검은 숲, 모든 이야기의 숲이 되어
나, 그 모든 색채의 숲에서
아주 길고 먼 시간을 살았다
검은 숲,
나 그곳에서 길 찾은 적 있다
아직도 그대에게 가르쳐 주지 못한
검은 숲
조병준
검은 숲
나, 그곳에서 길 잃은 적 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산책길에 나섰다가
숲이 끝난 언덕에서
늦은 여름해에게 오래 작별 인사 하다가
푸른 구름이 붉은 지평선 잠재우는 모습 보다가
내 모든 지나간 시간들 까맣게 지워지고
어쩌면 더 이상 거쳐갈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무서워져서
어두운 숲길 빨리 걸어내려 오다가
길 잃었다
뿌리들은 뱀으로 기어가고
가지들은 길짐승으로 달려가고
잎들은 새가 되어 날아갈 때
검은 숲, 모든 이야기의 숲이 되어
나, 그 모든 색채의 숲에서
아주 길고 먼 시간을 살았다
검은 숲,
나 그곳에서 길 찾은 적 있다
아직도 그대에게 가르쳐 주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