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 길을 따라 - 나태주

김춘화
2024-11-22
조회수 13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고

개울물이 소리를 내고 있었고

꽃이 피어 있었고

꽃이 고개를 흔들고 있었고


저게 누굴까?

몸을 돌렸을 때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선 얼굴


네가 너무 예뻤던 것이다

그만 눈이 부셨던 것이다


그 길에서 그날 너는

그냥 그대로 개울물이었고

꽃이었고 또 개울물과

꽃을 흔드는 바람결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