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얼음 - 박남준

김춘화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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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껴입듯 한겹 또 한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 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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