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기 어린 시와 풋사랑에 질퍽하게 젖어 살던 스무 살 시절
한밤중에 부르는 소리 있어
골목길 걸어 앞산 잔등 넘어가면
그놈이 밤안개 너울 쓰고 달이랑 별이랑 바람이랑
백사장이랑 갯바위랑을 짓굿게 희롱하며 너울거렸습니다,
포구 주막의 까맣게 그은 와사등 아래서 쌉쌉한 막걸리 한 됫병에
가오리의 지느러미 안주로 먹고 모래밭으로 나와 혀 굽은 소리로
이 자식아, 왜 불러냈어? 하면 그놈은
싱긋 웃으며 덩실덩실 춤만 추었습니다,
머리칼이 희어지고
그 시절의 시와 사랑 안개구름 속으로 사위어간 이즈음도
무시로 불러내는 소리 따라 발밤발밤 여닫이바다 모래밭까지 걸어 나가
이 자식아 왜 자꾸 불러내? 하면 그놈은
마찬가지로 싱긋 웃으며 어깨춤 엉덩이춤만 움씰거립니다,
그놈의 깊은 속뜻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여 나는 물 좋은
농어회나 낙지 안주에다가 술 한 병 들이켜고,
코 찡긋거리고 어깨 움씰거리며
그놈의 춤을 그냥 즐길 수밖에요.
치기 어린 시와 풋사랑에 질퍽하게 젖어 살던 스무 살 시절
한밤중에 부르는 소리 있어
골목길 걸어 앞산 잔등 넘어가면
그놈이 밤안개 너울 쓰고 달이랑 별이랑 바람이랑
백사장이랑 갯바위랑을 짓굿게 희롱하며 너울거렸습니다,
포구 주막의 까맣게 그은 와사등 아래서 쌉쌉한 막걸리 한 됫병에
가오리의 지느러미 안주로 먹고 모래밭으로 나와 혀 굽은 소리로
이 자식아, 왜 불러냈어? 하면 그놈은
싱긋 웃으며 덩실덩실 춤만 추었습니다,
머리칼이 희어지고
그 시절의 시와 사랑 안개구름 속으로 사위어간 이즈음도
무시로 불러내는 소리 따라 발밤발밤 여닫이바다 모래밭까지 걸어 나가
이 자식아 왜 자꾸 불러내? 하면 그놈은
마찬가지로 싱긋 웃으며 어깨춤 엉덩이춤만 움씰거립니다,
그놈의 깊은 속뜻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여 나는 물 좋은
농어회나 낙지 안주에다가 술 한 병 들이켜고,
코 찡긋거리고 어깨 움씰거리며
그놈의 춤을 그냥 즐길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