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잘 있니 - 문정희

김춘화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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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 네가 가지고 간

잘 있니?

처음 만나 하얗게 웃던 치아들

바람 속에 빛나던

벌거숭이 나무들

온몸으로 휘달리는 눈펄 속에

지금도 기다리고 있니

깊은 계곡을 배회하는 산짐승 소리로

찾아 헤맸지만

무슨 새가 와서 쪼아먹어

빗살무늬토기처럼 상처만 무성한 나

어디까지 데리고 갔니

처음 그날부터 지금까지

어떤 옷도 걸치지 않아

늘 추운 나

네가 가진 나는 누구였니?

어느 의자에 앉아 건너 숲을 보고 있니?

깊은 눈망울 속에서 나 어떻게 사라져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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