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시대 - 김경미

김춘화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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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팀에겐 당연히 지고

약한 팀에게는 방심하다 지고

맞수에게는 심판 때문에 지고

어쩌다 간신히 이기면

스포츠신문이 쉬는 날이라 보도가 안 된다


인생을 겨누어 용케 먼저 방아쇠를 당긴 날은

총구를 빨대처럼 제 입에 문, 혹은

지푸라기가 장전된 총

그런 유머 어린 불운과 박복이

없는 라일락 냄새가

입덧처럼 그리운 겨울

흰 눈이나 노을이 되지 못한 먼지들

이마 위 저녁 어스름의 흔적을 가진 이들

부끄럼을 잘 타는 내성적인 남자들이

입덧처럼 그리운

겨울,없는 라일락 냄새가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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