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너무나 - 박라연

김춘화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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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린 적 있는 눈부신 시간들은


잠시 걸친

옷이나 구두, 가방이었을 것이나


눈부신

만큼 또 어쩔 수 없이 아팠을 것이나


한번쯤은

남루를 가릴 병풍이기도 했었을 것이나


주인을 따라 늙어

이제

젊은 누구의 몸과 옷과

구두와 가방

아픔이 되었을 것이나


그 세월 사이로

새와 나비, 벌레의 시간을

날게 하거나 노래하게 하면서 


이제 그 시간들마저

허락도

없이 데려가는 중일 것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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