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의 시니피앙 - 정일근

김춘화
2019-01-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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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로 유순하게 [김:밥]이라 말하는 것보다

경상도 된소리로 [김빱]이라 말할 때

그 말이 내게 진짜 김밥이 된다

심심할 때 먹는 배부른 김밥 아니라

소풍갈 때 일 년에 한두 번 먹었던

늘 배고팠던 우리 어린 시절 그 김빱

김밥천국 김밥나라에서 마음대로 골라먹는

소고기김밥 참치김밥 치즈김밥 다이어트김밥 아니라

소풍날 새벽 일찍 어머니가 싸주시던 김빱

내게 귀한 밥이어서 김밥이 아닌 김빱

김빱이라 말할 때 저절로 깊은 맛이 되는

나의 가난한 시니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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