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장미라고 불렀던 것은 - 전동균

김춘화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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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미라고 불렀던 것은 하이에나의 울부짖음이었다

내가 나뭇잎이라고 불렀던 것은 외눈박이 천사의 발이었다

내가 바라고 불렀던 것은 가을 산을 달리는 멧돼지떼, 상처를 꿰매는 바늘

수심 이천 미터의 장님 물고기였다 내가 사랑이라고, 시라고 불렀던 것은

항아리에 담긴 바람, 혹은 지저귀는 뼈

내가 집이라고 불렀던 것은 텅 비었거나 취객들 붐비는 막차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물으며

내가 나라고 불렀던 것은

뭉개진 진흙, 달과 화성과 수성이 일렬로 뜬 밤이었다 은하를 품은 먼지였다 잠자기 전에 빙빙 제자리를 도는 미친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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