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맘을 다 - 이정록

김춘화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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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학교 15


장독 뚜껑 열 때마다

항아리 속 묵은 시간에다 인사하지.

된장 고추장이 얼마나 제맛에 골똘한지

손가락 찔러 맛보지 않고는 못 배기지.

술 항아리 본 적 있을 거다.

서로 응원하느라 쉴 새 없이 조잘거리던 입술들.

장맛 술맛도 그렇게 있는 힘 다해 저를 만들어가는데,

글 쓰는 애들 가르치는 사람은 말해 뭣 하겄냐?

그저 몸과 맘을 다 쏟아야 한다.

무른 속살 파먹는 복숭아벌레처럼

턱만 주억거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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