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산문집 <느림보 마음>中

김계희
2025-07-07
조회수 24


(....중략)

근래에 내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응급실이며 입원실에서 간호하며 보냈다. 목전의 세계가 큰 병동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회복기의 환자들도 함께 만났다. 우리를 이끌어 가는 것 가운데 하나가 늙음과 병듦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회복에의 희망이 또한 우리를 이끌어 가고 있음을 믿는다. 여름이 먹구름의 우수와 꽃밭의 기쁨을 함께 끌고 갔듯이.
음지와 화인(火印), 눈물 자국에 맞서자. 오솔길과 화관(花冠), 대화를 들고서. 절벽, 우리를 난파하는 낙담, 분노에 맞서자. 조각들, 노래, 속눈썹을 들고서.
우리를 둘러싼 세계여, 굳은 절망을 해체하는 열쇠를 다오. 새벽 창가에 어머니가 와서 서성인다.

문태준 산문집 <느림보 마음>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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