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 - 이문재

김춘화
2025-07-20
조회수 309


따뜻하게 헤어지는 일이 큰일이다

그리움이 적막함으로 옮겨 간다

여름은 숨 가쁜데, 그래

그리워하지 말기로 하자, 다만 한두 번쯤

미워할 힘만 남겨 두기로 하자


저 고요하지만 강렬한 반란

덥지만 검은 땅속 뿌리에 대한

가장 붉은 배반, 칸나


가볍게 헤어지는 일이 큰일이다

미워할 힘으로 남겨 둔

그날 너의 얼굴빛이 심상치 않다

내 혀, 나의 손가락들 언제

나를 거역할 것인지


내 이 몸 구석구석 붉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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