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을 궤다 - 조경희

김춘화
2023-11-16
조회수 117


아침부터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나는 구슬을 꿰기 시작한다

둥근 상심들을

모조리 한 곳에 끼우고 있는 시간

처마 끝을 타고 똑똑 떨어지는 투명한 구슬들은

무슨 상심이 그리 많은 지

꿰어도 꿰어도 끝이 없다

한알 두알 구슬은 무게를 더해가는데

비는 좀처럼 그칠 줄 모르고

툭,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는지 저절로 실이 끊어진다

도르르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구슬들

저것들을 다시 꿰어야하는 일상들이

장롱 밑으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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