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 채호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내게 후회가 생겼다.
그 후회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몇 년이 흘렀지만, 해가 갈수록
그 후회는 더욱 또렷해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남은 형제들이 모여 유품을 어떻게 할 건지 의논했다.
형은 어머니의 사진을 가졌다.
형수는 어머니가 보던 텔레비젼을 가졌다.
누나는 아무것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어머니가 입던 작은 오리털 잠바를 받았다.
나는 그 잠바가 작고 여성용이라 입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겨울날 추운 책상 앞에서 그 잠바를 입고 책 읽는다.
어느 날 나는 문득 그 후회가 어머니가 보낸 편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멀리에서도 어머니는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신다. 시골 작은 우체국에서
잠바를 넣은 예쁜 소포를 저울에 올려놓은
갸날픈 매듭 같은 춥고 하얀 손가락을 생각한다.
엄마를 바라보는 마음이 지금도 매일 후회인데,
그걸 어떻게 견딜수 있을까 싶어요.
내 인생의 가장 최고는 엄마인데요...
얼마간 그러다 다른 관심거리 생기면 잊어버리시지만
저는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엄마가 엄마를 잃어버릴까바 .....
제 마음에는 조금씩 가을이 물들고 있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