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 강중훈

김춘화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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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도

바닷가 내 집 앞엔

물까마귀 몇 마리 다녀갔지


밤새 잘 잤느냐고

꿈은 잘 꿨느냐고

그런데 요즘

자네 집 주변이 왜 이리 소란스럽냐고

물가에 촐랑대던

숭어 떼는

왜 보이지 않느냐고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가더군


그래서 난 이렇게 대답했지


그건 나도 잘 모르지

집게발 달린

굴착기의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을 깬 죄밖엔 없으니까.


새벽 낚시

그물코에 걸린

아침 해를 끌어올리다

놓쳐버린 죄밖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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