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 中

김계희
2020-03-19
조회수 667


소녀 시절 내 삶은 언제나 점점 더 소리가 커지는 음악 같았어. 모든 것이 나를 감동시켰지.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 개,  그 개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지. 달이 잘못적힌 달력. 난 그 달력을 보면서 울 뻔했어.  정말로 그랬어. 굴뚝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끝나는 곳, 식탁 가에 놓인 쓰러진 병.
나는 어떻게하면 덜 느낄 수 있는지를 배우는 데 평생을 바쳤어.
날이 갈수록 느끼는 감정이 줄어들었지.
이런 것이 늙어간다는 것일까? 아니면 늙는다는 건 원가 더 나쁜 것일까?  슬픔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면, 행복으로부터도 자신을 지킬수 있어야 한단다. - 248P.


일초가 십년보다 빠르다고 믿는 사람은 나같이 살아본 적이 없는거야.
왜 날 떠나려고 하나요?
그가 썼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모르겠소.
저도 몰라요. 하지만 전 노력하고 있어요.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도 모르겠소.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하지만 그 말이 그에게 상처가 될것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마음속에 묻어두고 내가 상처입는 쪽을 택했지.
나는 그의 몸에 손을 얹었어.  그를 만지는 건 항상 내게 큰 의미가 있었지.  그건 내가 사는 이유였어. 이유는 결코 설명할 수 없었지만.  손끝을 살짝 대는,  아무 것도 아닌 접촉이라도 좋았어.  그의 어깨에 손가락을 댄다던가. 같이 버스에 끼어 앉을때 허벅지 바깥쪽이 맞닿는다던가.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난 그런 접촉이 필요했어.  - 250P.


내가 강제 노동자에게 답장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폭격이 있던 날 아침이었단다.  왜 내가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끌어야 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 는 내 사진도 같이 보내달라고 부탁했었지.  그런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한 장도 없었어. 이제야 내 어린 시절의 비극이 무엇인지 알겠구나. 폭격이 아니었어, 내 사진이 한번도 마음에 든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어. -253p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 中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