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나 하나 들고 - 장석남

김춘화
202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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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한가지 새로 배워야겠어

가뿐한 것으로 배워야겠어

혼을 닮은 것으로, 어깨 위 빛 같은 무게로

배워서 나는

비양도쯤에나 가야겠어

마당에 바다를 들였더군

파도 가장자리에 앉아 악기를 불어야지

소리 나지 않겠지

바다를 위한 거니까

마당에 들인 바다 속으로 

나의 노래 가라앉고

바다에 들인 하늘이

나의 숨을 집어먹고

나는 온몸을 파랗게 펄럭여서

못 깨우친 사랑을

거기서 깨우칠 거야

악기를 하나 배워

비양도쯤에나 가야겠어

가슴에 바다를 들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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