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잎을 떨군다
다시 피어나기 위해 제 몸을 비우는 건
소멸이 아니다
그러므로 낙엽은 구석으로 모여든다
잘 말라 아궁이 불땀을 살리거나
제대로 썩어 거름이 되기도 할 것들
서로 기대어 점차 차가워지는 계절을 예비한다
중심에 우뚝 서 있거나 목청이 큰 이보다
어느 곳이든 고요히 머물러 미래를 타전하는 이에게
눈길이 오래 머무는 것은
나도 태생이 구석이라는 거다
옥상 시멘트 틈에서 핀 민들레꽃 한 송이가
절망어린 소년을 돌려 세우듯이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에 밝아지는 좁은 골목이 있듯이
엄마 몸에서 잉태된 씨앗
우리는 한 줄기 생명줄에 매달려
뼈를 굳히고 뜨거운 심장을 키워온
구석의 신민이었다
주눅 들지 말자
맨몸으로 애처로운 나무여
우리여
나무가 잎을 떨군다
다시 피어나기 위해 제 몸을 비우는 건
소멸이 아니다
그러므로 낙엽은 구석으로 모여든다
잘 말라 아궁이 불땀을 살리거나
제대로 썩어 거름이 되기도 할 것들
서로 기대어 점차 차가워지는 계절을 예비한다
중심에 우뚝 서 있거나 목청이 큰 이보다
어느 곳이든 고요히 머물러 미래를 타전하는 이에게
눈길이 오래 머무는 것은
나도 태생이 구석이라는 거다
옥상 시멘트 틈에서 핀 민들레꽃 한 송이가
절망어린 소년을 돌려 세우듯이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에 밝아지는 좁은 골목이 있듯이
엄마 몸에서 잉태된 씨앗
우리는 한 줄기 생명줄에 매달려
뼈를 굳히고 뜨거운 심장을 키워온
구석의 신민이었다
주눅 들지 말자
맨몸으로 애처로운 나무여
우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