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을 다듬는답시고
아무래도 나는 뿌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무슨 알량한 휴머니즘이냐고
누가 핀잔한대도
콩나물도 근본은 있어야지 않느냐
그 위를 향한 발돋움의 흔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래도 나는
콩나물 대가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죄 없는 콩알들을 어둠 속에 가두고
물 먹인 죄도 죄려니와
너와 나 감당 못할
결핍과 슬픔과 욕망으로 부풀은 머리 쥐어뜯으며
캄캄하게 울어본 날들이 있잖느냐
무슨 넝마같은 낭만이냐 하겠지만
넝마에게도 예의는 차리겠다
그래, 나는 콩나물에게
해탈을 돕는 마음으로
겨우 콩나물의 모자나 벗겨주는 것이다
콩나물을 다듬는답시고
아무래도 나는 뿌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무슨 알량한 휴머니즘이냐고
누가 핀잔한대도
콩나물도 근본은 있어야지 않느냐
그 위를 향한 발돋움의 흔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래도 나는
콩나물 대가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죄 없는 콩알들을 어둠 속에 가두고
물 먹인 죄도 죄려니와
너와 나 감당 못할
결핍과 슬픔과 욕망으로 부풀은 머리 쥐어뜯으며
캄캄하게 울어본 날들이 있잖느냐
무슨 넝마같은 낭만이냐 하겠지만
넝마에게도 예의는 차리겠다
그래, 나는 콩나물에게
해탈을 돕는 마음으로
겨우 콩나물의 모자나 벗겨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