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묘비명을 쓰다 - 우대식
시인이랍시고 묘비명을 써달라는 친구 놈의 부탁에
그 친구 삼촌의 죽음을 찬(贊)하다
죽도록 고생하다 하직하심
죽도록 자본과 투쟁하다 가심
나쁜 습관처럼 늘 삶을 꿈꾸심
싫으냐
그럼 서해 바다 노을처럼
서산 앞바다 어느메쯤 장엄하게
가라앉으심
문득,
나여
돌을 두드리고 앉은 나여
나 언제쯤 가라앉을까
가라앉을 수 있을까
내, 묘비명을 쓰다
쑥쑥 가라앉다
시인이랍시고 묘비명을 써달라는 친구 놈의 부탁에
그 친구 삼촌의 죽음을 찬(贊)하다
죽도록 고생하다 하직하심
죽도록 자본과 투쟁하다 가심
나쁜 습관처럼 늘 삶을 꿈꾸심
싫으냐
그럼 서해 바다 노을처럼
서산 앞바다 어느메쯤 장엄하게
가라앉으심
문득,
나여
돌을 두드리고 앉은 나여
나 언제쯤 가라앉을까
가라앉을 수 있을까
내, 묘비명을 쓰다
쑥쑥 가라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