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김용택

김춘화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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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잎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잎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한 감추어 두었던 길 하나를

그대에게 들킵니다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내 마음 가장자리에서

이슬이 반짝 떨어집니다


산다는 것이나 사랑한다는 일이나

그러한 것들이 때로는 낯설다며 돌아다 보면

이슬처럼 반짝 떨어지는 내 슬픈 물음이

그대 찬란한 손등에 젖습니다


사랑합니다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그 숲

그 숲에

당신이 문득 나를 깨우는 이슬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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