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문제아 - 황인숙
지구 돌리기.
지구를 팽이처럼
돌리기.
쉬운 일이다.
사시나무 등어리건 국민학교 철봉대건
세종문화회관 기둥뿌리건
이 낡은 지구의 굴대를 붙들고
대여섯 바퀴만 돌라.
좀 빡빡히 안돌아간다면
다시 대여섯 바퀴를.
오, 수천의 뻐꾸기가
머리 위를 날을 것이다.
야단스레 삐꺽거리며.
빌딩의 유리창과 판판대로의 백양나무는
택시, 버스, 토큰 판매소와
서 있는 사람들과 오가는 사람들은
한껏 휜 레코드판처럼
어처구니없이 출렁거리며 돌 것이다.
빙. 글. 빙. 글
휜 소리에 몸 싣고
돌아보기.
세상은 결코
결코 변치 않는다.
늙어빠진 지구.
군내나는 지구. 싫증나는 지구.
떠날 순 없다. 갈 곳도 없다.
오, 늙은 것은
우리의 눈.
변치 않는 건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녀는 싱싱하다.
아가의 눈엔 언제나.
새로 태어나기.
썩은 고기도 그의 젖니엔
능금처럼 싱그럽다.
새로 태어나기 위해
우리가 하는 짓.
별짓 하는 동안만은
세상도 살 만한 것?
지구 돌리기.
지구를 팽이처럼
돌리기.
쉬운 일이다.
사시나무 등어리건 국민학교 철봉대건
세종문화회관 기둥뿌리건
이 낡은 지구의 굴대를 붙들고
대여섯 바퀴만 돌라.
좀 빡빡히 안돌아간다면
다시 대여섯 바퀴를.
오, 수천의 뻐꾸기가
머리 위를 날을 것이다.
야단스레 삐꺽거리며.
빌딩의 유리창과 판판대로의 백양나무는
택시, 버스, 토큰 판매소와
서 있는 사람들과 오가는 사람들은
한껏 휜 레코드판처럼
어처구니없이 출렁거리며 돌 것이다.
빙. 글. 빙. 글
휜 소리에 몸 싣고
돌아보기.
세상은 결코
결코 변치 않는다.
늙어빠진 지구.
군내나는 지구. 싫증나는 지구.
떠날 순 없다. 갈 곳도 없다.
오, 늙은 것은
우리의 눈.
세상은 결코
결코 변치 않는다.
변치 않는 건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녀는 싱싱하다.
아가의 눈엔 언제나.
새로 태어나기.
썩은 고기도 그의 젖니엔
능금처럼 싱그럽다.
새로 태어나기 위해
우리가 하는 짓.
별짓 하는 동안만은
세상도 살 만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