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꿈 - 나호열

김춘화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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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람은 낙타를 타고 지나갔고

순례자는 기도를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때마다

화염을 숨기고 뜨거워졌다가

밤이면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별빛으로

얼음 속에 가슴을 숨겼다

나에게 머무르지 않는 사람들의 발자국을

침묵과 고요 속에서 태어난 바람으로 지우며

육신의 덧없음을 일깨우곤 했다

오늘도 낙타의 행렬과 순례자들이

덧없이 지나갔지만

나는 꿈을 꾼다

그 사람이 오고

백년 만에 비가 내리고

백년 만에 내 몸에서 피어나는 꽃을

어쩌지 못한다


안녕이라는 꽃말을 가진 사람







나호열 시집 <안부> 2021 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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