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의 하루 - 천양희

김춘화
20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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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한쪽이 수면에 비친다 물총새가 물속을 들여다보고

소금쟁이 몇개 여울을 만든다 내가 세상에 와

첫 눈을 뜰 때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 하늘보다는

나는 새를 물보다는 물 건너가는 바람을 보았기를 바란다

나는 또 논둑길 너머 잡목숲을 숲 아래 너른 들판을 보았기를

바란다 부산한 삶이 거기서 시작되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바라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산그늘이 물속까지 따라온다 일렁이는

물결 속 청둥오리들 나보다도 더 오래 물 위를 헤맨다 너는

아는구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 물이라는 걸 아는구나 오늘따라

새들의 날개짓이 훤히 보인다 작은 잡새라도 하늘에다 커다란

원을 그리고 낮게 내려갔다 다시 솟아오른다 비상! 절망할 때마다

우린 비상을 꿈꾸었지 날개가 있다면 ...... 날 수만 있다면 ...... 날개는

언제나 나는 자의 것이다 뱃전에 기대어 날지 않는 거위를

생각한다 거위의 날개를 생각한다 물은 왜 고이면 썩고 거위는

왜 새이면서 날지 않는가 해가 지니 물소리도 깊어진다 살아 있는

것들의 모든 속삼임이 물이 되어 흐른다면 ...... 물소리여 너는 세상에 대해

무엇이라 대답할까 또 소리칠까 소리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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